인공지능의 시대, 우리는 정말 AI에게 인생을 맡길 수 있을까? 오늘은 AI 자동화에 대해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업무 생산성 향상이나 글쓰기 보조를 넘어, AI가 우리의 일상을 직접 ‘관리자’처럼 운영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궁금증에서 시작된 한 달간의 실험. 나는 일상의 대부분을 AI에게 위임하고, 관찰하며, 따라가는 한 달을 보내기로 결심했다.
“생산성 도구로 AI를 쓴다”는 차원을 넘어서, 일정, 식단, 결제 관리, 일기 기록까지 일상의 구조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해본 이번 실험은 단순한 기술 사용기를 넘어 ‘인간과 기술의 공존 방식’에 대해 여러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었다.
일상이라는 ‘시스템’을 AI 중심으로 재편하다
실험의 시작은 내 일상을 가능한 구조화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습관’과 ‘루틴’은 인간이 AI와 공존할 수 있는 첫 번째 단서였다. 그래서 우선 나의 하루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를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눴다. 식단, 일정, 결제, 일기, 자기계발이다. 각각의 요소는 다양한 앱과 API로 연결될 수 있고, 그 위에 AI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식단 관리는 MyFitnessPal과 연결된 Zapier 자동화를 통해 GPT를 호출하여 매일 아침 식사 제안과 장보기 목록을 생성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GPT는 내가 선호하는 식재료와 칼로리, 음식 알레르기 정보를 학습해 매일 아침 식사 제안을 해주었고, 그 정보는 자동으로 Notion에 정리되었다.
일정 관리 역시 변화가 컸다. 구글 캘린더, Notion, Todoist를 통합해 GPT가 나의 하루 루틴을 분석한 뒤, 시간 블로킹을 해주는 방식으로 구성했다. 예를 들어, 오전 집중 시간이면 GPT가 회의 요청을 피하도록 캘린더에 자동 리마인드를 생성하고, 하루 마무리 전에는 “오늘 미뤄진 할 일”을 정리해주는 리포트를 자동으로 발송했다.
결제 영역은 AI가 직접 실행하지는 않았지만, 소비를 분석하고 통제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GPT를 통해 카드 내역을 요약하고, 주간 지출에 대해 코멘트를 달게 했다. “이번 주 커피 지출이 지난 주보다 35% 증가했습니다. 불안하거나 지친 감정이 소비로 연결된 건 아닐까요?” 이런 문장은 단순히 데이터 분석이 아니라, 나의 행동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거울이었다.
이처럼 AI가 단순히 정보를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스케줄링, 제안, 분석, 피드백을 수행하는 구조로 옮겨갔을 때 나는 점점 스스로에 대해 덜 고민하고, 더 중요한 결정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자동화는 인간성을 빼앗지 않는다, 오히려 돌려준다
AI가 식단을 짜주고, 일정을 정리하고, 하루를 평가해주기 시작하면서 내 안에는 약간의 두려움도 있었다. 이대로 가면 내가 로봇처럼 살게 되지 않을까? 하지만 정작 느낀 것은 반대였다. 오히려 ‘덜 고민해야 할 것’을 맡기고 나니, 중요한 것에 더 신경을 쓸 수 있었다.
무엇보다 강력했던 부분은 ‘기록’이었다. 나는 원래 감정 일기나 자기 점검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었다. 그런데 GPT를 일기 메이트로 설정하고 나니 상황이 달라졌다. 매일 밤, 하루를 요약하는 질문을 받았고 나는 그에 대해 짧게 답했다. “오늘 기분은 어땠나요?”, “가장 만족한 순간은?”, “내일은 어떤 하루가 되었으면 하나요?” 이런 질문들은 사소하지만, 나 자신을 마주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GPT는 그 답변들을 요약하고, 감정 흐름을 분석하며, 일주일에 한 번 나에게 ‘심리 리포트’를 작성해주었다.
이러한 루틴은 단순히 AI가 질문하고 요약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인 나 자신이 나를 더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정이었다. 요컨대, AI는 내 감정의 적이 아니라, 나를 가장 조용히 이해해주는 친구였다. 딱 필요한 질문만 던지고, 무례하지 않게 나를 돌아보게 해주었다.
그 결과, 이 한 달간 나는 스트레스를 더 빨리 인식하고, 무의식적 소비를 줄였으며,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고, 더 꾸준하게 운동했다. 결심 없이도 ‘되게 만든 시스템’ 속에서 나는 덜 노력하고도 더 나아질 수 있었다.
AI와의 협업에서 중요한 것은 도구가 아니라 ‘설계’다
많은 사람들이 AI를 생산성 향상 도구로 쓰려 하지만, 실제로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할 수 있느냐보다, 어떻게 연결하느냐였다. AI는 도구일 뿐이고, 그 도구를 삶에 잘 녹여내는 방식은 설계자의 몫이었다. 이번 실험에서 내가 체감한 가장 큰 교훈은, 제대로 작동하는 AI 루틴을 만드는 데 있어 ‘도구를 익히는 능력’보다 중요한 것은 나의 삶을 구조화하려는 의지와 안목이라는 점이었다.
예를 들어, 아무리 똑똑한 GPT를 붙여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명확히 정의하지 못하면 AI는 그저 부정확한 제안만 반복할 뿐이다. ‘나에게 필요한 식단이란 무엇인가’, ‘나는 어떤 시간대에 집중력이 높고,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와 같은 자기 이해가 선행되지 않으면 AI는 오히려 삶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
또한 AI에게 많은 것을 위임할수록 오히려 나는 나만의 우선순위와 가치 판단 기준을 더 분명히 해야 했다. GPT는 모든 제안을 할 수 있지만, 선택은 결국 내가 해야 했고, 그 선택이 쌓여 습관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 실험은 결국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가?”라는 질문과 계속 마주하게 만드는 과정이었다.
마지막으로, 기술은 늘 중립적이다.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관점과 방식이 전부다. 이번 한 달 동안의 실험이 단순한 ‘자동화 챌린지’가 아니라, 나를 다시 설계하는 여정이 되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내 삶을 AI 중심으로 구조화하고 실험했다. 처음엔 복잡했고 낯설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이 구조는 나에게 ‘여유’와 ‘명료함’을 선물했다. AI는 나를 대체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를 더 잘 살게 만들었다. 반복적인 고민에서 벗어나고, 중요한 것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주었다.
AI가 우리 삶에 깊이 들어올수록 우리는 ‘기술에 휘둘릴까봐’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우리가 기술을 어떻게 설계하고 활용할지를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고민은 기술을 더 인간적으로, 더 따뜻하게 만드는 힘이 될 것이다.
앞으로 나는 이 실험을 더 확장해볼 생각이다. 더 많은 루틴을 자동화하고, 감정이나 생산성 패턴을 더 정교하게 분석해보며, AI와의 협업을 계속 탐구해보고 싶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권하고 싶다. 하루, 아니 일주일이라도 AI에게 당신의 일부를 맡겨보라. 예상치 못한 자신과 만나게 될지도 모른다.